[앵커]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일본 사도광산에 조선인 노동자 실상을 알리겠다고 약속했죠.
잘 지켜질까요?
세계를 가다, 김민지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탐방 코스가 만들어진 현장에는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한 축하 문구가 크게 걸려있습니다.
내부는 당시의 채굴 작업이 재현됐습니다. 하루 방문객이 100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곳에서 2km 떨어진 곳에 사도광산에서 일한 조선인 노동자의 삶을 알리는 박물관이 있지만 이 사실을 알고 찾아가겠다는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웠습니다.
[야마다/일본인 관광객]
"몰랐습니다. (박물관 안 가고) 드라이브하려고요.“
[아리아나 / 미국인 관광객]
"(광산 안에) 노동자 정보는 없었고 (근처) 박물관이 있는지 몰랐어요."
등재를 위해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를 수용한 일본은 사도광산에서 2km 떨어진 곳에 조선인 노동자 전시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박물관을 가봤더니 2층에 '한반도 출신자를 포함한 광산 노동자의 생활' 코너가 있었습니다.
[이케다 테츠오/ 아이카와 향토 박물관장]
"(조선인 노동자가) 숫자로 몇 명 있었는지 기술했습니다. 한일 관계를 고려해 일본 정부 방침에 따라 전시했습니다."
하지만 전시물 어디에도 '강제 노역' 문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루 방문객도 약 20명에 불과합니다.
[요네야마 / 사도 주민]
"(전시 공간이) 구석에 있어 눈에 띄지 않아요. 일본 식민 지배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습니다."
[유키노 / 사도 주민]
"패널 뿐이라 잘 모르겠어요."
일본 정부는 등재 이후 강제노동 현장인 조선인 기숙사와 공동 취사장 터에 이 사실을 명시한 안내판을 세우기로 약속 했습니다.
그런데 현장을 찾았더니 주민이 사유지라며 민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선인 공동취사장은) 세계유산과 관계 없잖아요. (안내판 설치를) 들은 적 없습니다."
올 가을 열린다는 일본 정부 주최 광산 노동자 추도식 구체적 계획도 알려진 게 없습니다.
[사도 시청 관계자]
"(유네스코 등재) 이벤트 준비로 바빠요.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일본 정부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지 현지에서도 우려가 나옵니다.
[고스기 쿠니오 / 전 사도시 의원]
"세계유산은 축제의 장이 아니에요. 과거사를 반성하는 게 세계유산의 본 목적입니다."
사도섬에서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이승은
김민지 기자 mettymom@ichannela.com